여름철 탈을 다스리는 약초 잎 쌈 .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에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쉬운 여름에는 산뜻한 야채음식이 제격일 터. 생야채 쌈에 몇 가지 나물을 얹어 입안에 한 움큼 넣을라치면 그야말로 말이 필요 없지요. 특히 찬 음식으로 냉해지기 쉬운 장기를 따뜻하게 보해주는 약초 잎 쌈은 더위도 이기고 건강도 지키는 최상의 여름철 보약음식. 여기 세 가지의 약초 잎을 소개합니다. |
체독을 풀고 술을 물이 되게 하는 호깨나무 |
갈매나무과에 딸린 넓은 잎 큰키나무인 호깨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깊은 산 속에서 주로 자란다. 20미터 정도 되는 키에 잎은 넓은 달걀 모양으로 여름에 주로 채취하며, 체내의 열과 갈증을 없애고 원활한 이뇨작용과 더불어 뱃속을 편안하게 해주는데, 특히 술에 시달린 간이나 위장, 폐, 대장, 뇌 등에 효과가 있다.
술은 백 가지 약 가운데 으뜸인 동시에 백 가지 독 가운데 으뜸이기도 하다. 기분을 좋게 하고 혈액을 소통시키지만, 과하면 오장을 상하게 하는데 이보다 나쁜 것이 없을 정도다. 호깨나무는 술로 인해 상한 간장과 대장을 치료하고, 숙취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아직 그 효능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성분은 가을에 맺는 호깨나무 열매가 가장 뛰어나지만 여름에 채취한 호깨잎을 살짝 데쳐서 쌈을 싸먹는다거나 물에 다려 차 대용으로 마시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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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육수(멸치, 다시다, 북어, 양파, 통마늘로 미리 국물을 낸 것), 양파, 풋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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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이 걸쭉하게 풀어질 만큼 육수를 붓고, 양파와 함께 끓인다. 보글보글 끓으면 풋고추를 넣은 뒤 약한 불에서 3분 정도 더 끓여낸다. 입맛에 따라 된장의 묽기를 조절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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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을 맑게 하고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꾸지뽕나무 |
꾸지뽕나무는 뽕나무과에 달린 낙엽소교목 또는 관목으로 경남, 전남, 제주 등 남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잎은 둥글고 끝이 뾰족하며, 6월에 꽃이 핀다. 암나무와 수나무가 구별되어 있어 수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는다.
꾸지뽕나무는 자궁 내 어혈이나 월경불순 같은 여성 질병에 특히 효과가 있으며, 근골을 튼튼하게 하여 혈액을 맑게 한다.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꾸지뽕나무는 잎을 데쳐먹거나 열매나 줄기를 약으로 복용하기도 하는데, 기름을 내어 먹으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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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혈을 풀고 냉기를 내보내는 생강나무 |
생강나무는 녹나무과에 딸린 잎지는 떨기나무로, 잎을 따거나 가지를 꺾어 코에 대면 톡 쏘지 않고 은은한 생강 내음이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생강나무는 줄기를 다려 약이나 차로 마시거나, 생잎을 쌈 싸먹거나 살짝 덖어서 먹으면 맛과 향도 일품일 뿐 아니라 몸이 따뜻해지고 특히 산후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산후통은 피가 뭉쳐서 생긴 어혈과 찬 기운이 주된 원인인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생강나무의 성분이 통증과 어혈을 풀어주고, 뼈를 튼튼하게 해서 산후회복에 도움을 준다. 여름철 자칫 차가워지기 쉬운 장기를 보호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옛날 사대부집 귀부인이나 고관을 상대하는 기생들이 머리에 발랐다는 동백기름이 바로 생강나무 씨로 짜낸 기름이다. 생강나무는 예로부터 선가仙家나 도가道家에서 귀히 여겨 수련할 때 즐겨 먹었다고 하며, 신당이나 사당에 차를 올릴 때 생강나무 잔가지 달인 물을 바치면 신령이 매우 기뻐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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