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수능시험 하루 전날.
남편의 데이트 신청이 있었다.
때는 이때다.
바쁜 남편에게 박박 바가지 긁어도 프라스틱 바가지 하나도 깨트리지도 못하고 사는데...
이번에야 말로 기회!
남편에게 프라스틱 보다 더한 스텐레스 바가지를 씌울 맘이 내 맘에 있었나 보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리 벌을 받나?
소라와 삐뚤이를 좋아 하는 남편.
부안 자주 가는 횟집으로 회를 먹으러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건 옛말.
가는 날이 하필 휴업날.
단골집이 들어 앉아 있는 회센타가 문을 닫고 쉬는 날이었다.
할수 없이 이곳 저곳 기웃 거리다가.
엄청 큰 소라가 있기에...
거기서 흥정하다,
그만 그 집에 눌러 앉았다.
20,000원에 소라 4개.
엄청 비싸다.
1키로에 12,000원인데...
2키로이니....
서비스로 소라회 하나 조그마한거 주신다 해서
그거 하나 얻어 먹고,
또 피조개 하나 얻어 먹고,
소라 삶아서 나왔는데,
조그마한 접시에 가득 담아져 나왔다.
오랫만에 남편과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허전함 때문인지.
남편은 밥이 없다고 다시 다른 식당으로 가서 된장 찌개 백반을 맛있게 먹었다.
둘이서 밥을 먹고 부터 깔아 지기 시작하는데.....
항상 둘이 데이트 하면 가끔 나타나는 증상?인듯도 하나.
이건 아니다.
한없이 깔아 진다.
적벽강근처 한가한 곳에 차를 세우고 그냥 차에서 잠에 떨어진다.
잠에서 깨어 나면서 머리 부터 온 몸에 두드러기가 생긴다.
어제 먹은 은행 때문이라며 괜찮을 거라 하기엔 너무 급하게 온몸으로 퍼진다.
두드러기가 진행 되고 서너시간 후에 갑자기 하혈을 한다.
생리가 끝난지 열흘이 넘어 생리도 아니고....
두드러기가 진행 되면서 빨리 약을 먹어야 했는데....
남편은 새만금으로 보낸 사철나무들이 잘 자라는가 마음이 급해져서....
새만금 사철나무만 언를 보고 시퍼하고...
내 몸에 두드러기는 안중에도 없다.
새만금으로 조경회사를 연락해 데리러 마중을 나와서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 사철나무들과,
관리하시는 분들을 만나 사후 관리 까지 다 일러 주나 보다.
일을 다 마친 시간은 저녁 6시가 다 되어 갈때 였으니...
남편 사철나무에 빠져 있을 동안...
난 내 머리속 부터 온몸 손톱으로 맛사지에 정신이 없다.
박박 맛사지?
원없이 머릿속을 박박 긁어 본듯.
비응도에서 약국을 발견 하고서야 바로 약을 먹고,
한없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 왔다.
소라하고 아주 오랫동안 쌓은 정을 사정없이 뚝 끈어도 시원찮을 피곤함을 끌고....
정말 아주 오랫만에?
아님 이런 피곤함 처음인가?
예전에 지쳐서 죽을거 처럼 피곤하던만...
이번에도 만만치 않을 피곤함에....
이렇게 피곤할 수도 있겠구나를 느끼며......
며칠뒤에 안 사실.
어패류에 인한 폐혈증이었다 한다.
여자는 폐혈증으로 죽는 일이 없다 한다.
몸 안에 독소가 돌아 다니며 가장 약한 자궁을 건드려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독소가 그나마 몸 밖으로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란다.
남자가 이 폐혈증으로 죽는 경우는 혈관이 몸 속에서 터져 피가 나올수 없기에 그 부분이 섞어 그래서 죽는다 한다.
다행이 남편은 건강한 체질이라 간이 견뎌서 며칠동안 피곤함에 헤메고,
예전의 기를 다 소진한 느낌이라지만,
좀 지나면 다시 괜찮아 질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