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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아버지 (홍도주막에서)

 동생들과 아버지를 모시고 홍도주막에 갔다.

아버지가 일년에 한번씩 사위를 도와주러 봄철에 오시면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 가신다.

하루 죙일 관리기와 씨름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동생들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늘 홍도주막하면 풍성한 상차림만 올렸다.

처음부터 카메라 들이 밀기가 뭐해서리?

아버지 편히 드시라고 사진기를 상 밑에 밀어 넣었다.

 

막걸리 잔으로 건배 한건 아마 평생 처음인듯.

여동생과 나 아버지 세개의 잔이 수시로 부딫친다.

여동생의 입담과 아버지의 입담이 너무나 정겹다.

술 좋아 하시는 아버지는 여동생과 남동생이 200%로 닮았다.

거기에 뒤 늦게 나 까지 합세 했으니 술값이 감당 안 되시는지?

막걸리가 어떻게 한 주전자에 12,000원 이냐?

소주가 어떻게 두 병에 12,000원 이냐?

담에는 못올집 이구먼??
하시면 막걸리 잔을 비우신다.

 

아버지가 뒤로 물러 나신다.

술기운이 오르시니 하루의 노곤함이 밀려 온단다.

이제 부터 슬슬 카메라를 꺼낸다.

 

 

 막걸리 두 주전자를 비운 동생들.

술이 싱겁다고 소주로 바꾼다.

역시 무섭다.

짭뽕은 매워야 제맛인디.

술도 짭뽕주는 보통?

 

 두상에서 나온 빈 접시들.

어정쩡하게 세 상을 차려달라 하면 기본상만 세상이 차려진다.

비좁게 앉아 안주 선택권을 더 누르는게 홍도주막에서는 지혜로운 처사?

 

 

 조카들을 위해서 안 매운 계란찜.

 

 홍어탕에 있던 홍어 뼈다귀?

누가 다 먹었지?

아마 저건 남동생 짓인듯?

 

 

 

 아버지.

한때는 술로 병을 얻으셔서 그리 고생을 하시고....

다시 건강해 지시니 술을 마다 하지 않으신다.

그래도 저리 행복한 웃음을 지어 주시니 넘 감사합니다.

 

 

 봄 내내 달래 김치가 입맛을 잡아 주어서리...

달래 김치를 챙겨 갔다.

홍도주막은 밥이 없어서 밥을 안 먹고는 술을 안 마시는 올케가 톡톡히 덕을 본 김치다.

 

 홍어탕 냄비.

역시 비었다.

저거 다시 추가 하면 얼마였더라?

3,000원?

 

 조기 튀김

뼈만 남았네?

 

 홍어 삼합이 누워있던 침대일텐데?

어찌 조기 뼈다귀가 누워있지?

 

 

달래 김치에 열광하는 막내와 올케.

달래 김치 달라 하면 인연 끊겠다고 봄 내내 협박 혔는디.

여동생은 입에 다 넣어 갈려나 보다?

담날도 여동생은 삼겹에 달래에...

그래서 또 아껴두웠던 달래 김치에 여동생의 짐 보따리에 올려지고...

 

그냥 행복은 멀리 있는것이 아니구나 잔잔히 내 옆에 있었구나 느낀 하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