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창성농원과 사철나무들

2,500,000원짜리 쏘가리탕

새벽 다섯시부터 남편의 분주함으로 잠을 이룰수가 없다.

다음 지도에서 위치 확인 하고 장수 천천으로 길을 떠난다.

위낭소리의 소처럼 늙은 대로 늙은 남편의 포터를 끌고.

만덕산 터널을 지나면서 낑낑대다 못한 트럭은 한번 쉬었다 가고 만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70 미터의 길이에 사철나무 울타리를 세사람이 하루에 다 해주겠다고 길을 떠난 길에 난 운전수.

일당은 없다.

그냥 그곳 일하는 곳 근처 아무 산이나 마음껏 타라는 것이 조건이다.

산 좋아 하는 내가 마다할게 뭐람.

운무 자욱하게 낀 전원주택에 산속 남편은 언른 산에 오르라고 재촉한다.

내가 이산을 올라 봤어야지?

운무 자욱한데서 방향 잃고 미아데서 멧돼지 밥되라는 건가?

다행히 9시 부터 운무가 사라진다.

베낭하나 들쳐 메고 산을 오른다.

햇볕에 세사람이 걱정이다.

일이 산더미인데...

저 일을 내 돈 들여 사서 하다니?

일을 바라보니 발길이 떨어 지질 않는다.

 

 

 

뒤를 돌아 내가 오를 산 정상이 보이니 베낭을 짊어 맨다.

그렇케 산으로 향한다.

혼자.

오늘은 남편이 이 근처에 있으니 마음놓고 산 넘어 까지 갈다올 생각이다.

이쪽 저쪽 계곡도 마음대로 다녀볼 생각이다.

아침햇볕에 지팡이를 찍어 보고 떠났으니 해 떨어지기전에 방향을 잃을 일은 없다.

내 그림자 친구 삼아 마음껏 산행하면 된다.

오랫만에 지팡이를 찍어 보았다.

여럿이 산행하면 지팡이 찍을 일이 없다.

목소리 따라 다님 되니.

 

 

 

 

 

 나를 잠깐이지만 흥분시킨 오가피.

오가피를 보면 이 산엔 분명 산삼이 있다는 확신을 하고 내려 온다.

나와의 인연만 아니었을뿐?

그래 반갑다.

언젠가 다시 오마 약속하고 발길을 돌린다.

 

세시간여만에 산행을 끝내고 내려온다.

다행히 나를 버리고 밥을 먹으러 사라지진 않았다.

전화기도 안 터지는 산중에서 마음껏 산행하고 내려와 식당으로 향한다.

 

처음 만난 사이.

남편은 그 사람에게 남편 마음을 전했다.

남편이 줄 수 있는 것으로

나무와 작업.

하루 일당은 커녕 내 돈들여서 인부 구해서

70여 미터의 울타리 작업

적게 잡아도 2,500,000원 이란다.

 

 

 

 

 

 

2,500,000만원 짜리 쏘가리탕이 왜 그리 시원한지.

잠을 자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 쏘가리탕이 2,500,000원 짜리 였구나.

 

 

'창성농원과 사철나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 놀기?  (0) 2012.03.18
농원의 정원  (0) 2011.09.16
뭘까요?  (0) 2011.04.20
9월의 사철나무들  (0) 2010.09.10
연잎위에 도룡뇽  (0) 2010.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