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이라고 대원사와 수왕사 길에는 사람들이 많다.
혼자 한적한 곳으로 늦게 산행을 시작한다.
마고암쪽으로 일단 오른다.
마고앞이 첫 걸음이라...
자꾸만 뒤를 돌아 본다.
멀리 구이 저수지 까지 보인다.
물한모금 마시구.
절옆 등산로로....
먼저 지나간 발자국들.
항상 저리 서 있는 이정표를 보면 갈등이 시작된다.
길은 초행길에....
동행은 없고 홀로....
시간도 늦고.....
주차장으로 내려 가는 길은 800미터이고,
정상은 내가 시러 하는 아직도 먼 2키로가 넘어간 2.7키로.....
난 오르막은 무조건 싫다.
한숨만 나오기 때문에?
조금만 더 오르기로 맘 먹고 오른다.
어찌 오르다 보니 절반을 넘게 올라왔다.
이 만큼 오르면 다시 그냥 뒤 돌아 가는것은 무의미.
다시 이 길을 언젠가는 또 올라보고 싶기 때문에?
민속한의원 찜질방을 다니면서,
그곳에서 오르다 포기 한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만난다는 것을 알았으니,
다음 도전 코스다.
이제 정상이 1.3키로 남았고,
한번더 숨을 박차고 가쁜숨 몰아 쉬면 열심히 올라가 준다.
정상 800미터 남았다.
헬기장에 도착했다.
첫걸음 한 곳이기 때문에,
새로 접한 정상의 모습이 다른 어느때 보다 더 멋지다.
눈꽃과 상고대.
너무 멋진 모악산의 겨울.
일출을 제대로 못 보았는데,
이곳에서 새해 첫날 멋진 정상의 모습과 일몰을 동시에 본다.
모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일몰.
정상에 펼쳐진 상고대.
더 어두어지는 태양.
태양을 향해 찍으니 그 어느 것에도 초점을 못 맞춘다.
넘 오랫만에 정상주,
항상 수왕사 위에서 파는 막걸리를 먼저 마시다 보니,
정상에 막걸리는 지나친 경우가 많았다.
막걸리 슬러리?
슬러쉬?
한모금 마셔본다.
온 몸에 소름이.
춥다.
땀이 한 순간에 추위로 바뀐다.
얼어버린 마늘쫑.
마늘 샤베트맛이라 해야 하나?
자꾸만 땡기네?
내려갈때 마늘 냄새 무지 나겠네?
오늘도 송신탑 한번 찍어준다.
어제와 다른 상고대를 입고 있는 송신탑.
상학 능선길로 신나게 내려온다.
올라갈때는 하늘만 쳐다보고,
한숨 한번 쉬고,
갈등 수십번 했는데.
내려오는건 숨 한번 쉬고 언제 내려 온지 모르게 내려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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